"로그인 벽부터 제거하세요. magic link 인증이 최대 이탈 원인입니다."
이 말을 한 건 사람이 아니다. Claude가 시뮬레이션한 "PM 역할의 가상 전문가"다.
하루 동안 Claude랑 9개 세션을 했다. 나온 산출물이 20개다. 사업 전략서, 랜딩 디자인, 전문가 패널 회의록, LLM 비용 분석서, 글로벌 확장 전략서, Claude Code 실행용 태스크 파일들.
이걸 컨설팅 회사에 맡겼으면 몇 주에 몇 천만원이다.
혼자, 하루, $0.
핵심은 "점진적 구체화"
처음부터 전부를 시킨 게 아니다. 대화가 깊어지면서 구체화됐다.
1턴: "사주 앱 사업성 어때?" (추상적)
2턴: "무료/유료 나눠서 수익 모델 짜줘" (구체적)
3턴: "무료 티어 API 비용을 토큰 단위로 계산해줘" (매우 구체적)
4턴: "Prompt Caching 적용 시 시나리오 A/B/C 비교해줘" (초구체적)
한 번에 "사업계획서 써줘"라고 하면 일반적인 답변이 나온다.
점진적으로 깊이를 올리면, 각 단계에서 AI가 이전 맥락을 다 갖고 있으니까 결과물이 훨씬 정밀해진다.
전문가 패널이라는 치트키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전문가 패널 시뮬레이션"이다.
나: "전문가 6명을 구성해줘.
PM 1명, 사업개발 1명, 로컬라이제이션 1명,
미국 시장 전문가 1명, 풀스택 개발자 1명, UI/UX 디자이너 1명.
각자 이름이랑 관점을 정해줘.
현재 상태(STATUS.md)를 리뷰하고 회의해줘."
Claude가 6명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각자의 관점으로 토론한다. PM이 우선순위를 짜고, 사업 담당이 시장성을 따지고, 개발자가 기술 난이도를 짚고, 디자이너가 UX 이슈를 제기한다.
혼자 사업하면 "내 관점"밖에 없다. 이걸 쓰면 6개 관점이 동시에 나온다.
물론 진짜 전문가 6명과는 다르다. 하지만 1인 개발자가 놓치기 쉬운 사각지대를 잡아내는 데는 충분하다.
패널에서 나온 핵심 결정들
로그인 벽 제거가 첫 번째였다. magic link 인증이 최대 이탈 원인이라는 걸 PM이 지적했다. 무료 분석은 완전 비로그인으로 전환.
무료 티어 비용도 94% 잘라냈다. LLM 풀 호출 대신 알고리즘 포맷팅에 AI 1줄 요약만 붙이는 구조로 건당 $0.085 → $0.005.
사업자등록은 유저 반응 기다리지 말고 결제 연동을 위해 즉시 시작하기로 했다.
GA4와 Rate Limiting은 필수라는 데 전원 동의했다. 분석 없이 개선은 눈감고 운전이고, 보호 없는 무료 API는 비용 폭탄이다.
카카오 공유와 OG 이미지를 우선 구현하기로 했다. 사주 서비스의 유일한 무료 마케팅은 바이럴이다.
글로벌 확장은 보류. 한국에서 유료 전환율 3% 넘기 전까지 영문화에 리소스 안 쓴다.
이 결정들을 혼자 앉아서 다 생각해냈을까? 솔직히, 사업자등록 즉시 진행이랑 Rate Limiting은 나중에야 생각했을 거다.
이 대화 자체가 프레임워크다
다른 프로젝트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비전 공유로 큰 그림을 그리고, 전략 수립에서 선택지를 결정하고, 전문가 패널로 검증하고, 디자인을 실물 HTML로 뽑고, 비용을 토큰 단위로 분석하고, 확장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마지막에 Claude Code에서 실행 가능한 태스크 파일로 변환한다.
AI를 도구로 쓰는 것과 AI와 사고하는 것은 다르다.
도구로 쓰면 "코드 써줘." 사고하면 "이 구조가 맞아? 빠진 거 없어? 내가 놓치는 관점이 뭐야?"
후자가 1인 개발자한테는 훨씬 가치가 크다.
한 가지 솔직한 고백. 이 패널에서 나온 숫자들 — "30% 전환율", "₹99가 최적가" 같은 것 — 에는 근거가 없다. Claude가 만든 가설이지, 데이터에서 나온 결론이 아니다.
가설은 가설로만 취급하고, 검증은 런칭 후 실제 데이터로 한다.
"AI와 사고하면 6개 관점이 동시에 나온다. 진짜 전문가 6명은 아니지만, 혼자보다는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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