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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won Ann
Sewon 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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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 Shinobi 1달 사용기

2019년 11월 19일에 주문하여 2020년 5월 14일에 드디어 TEX사의 Shinobi를 받았다.

개봉기는 유튜브에 다른 분이 잘 정리한 영상이 있어 대신한다.

난 동일한 레이아웃의 SK-8855 버전을 2011년에 사서 잘 쓰고 있었는데, 근 10년 정도 쓰다보니 조금(?) 지겨워져서 한번 다른 키보드를 써 볼까 찾아보고 있다가, 우연히 이 키보드가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예약 구매를 했다.

1달 쯤 사용했기 때문에 첫 개봉의 설레임이 거의 사라진 이 시점에 사용기를 간단히 적어본다. 나는 BLE 모듈 / 적축 / US 레이아웃 구성으로 샀다.

레이아웃

레이아웃은 기존의 SK-8855와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적응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누르는 방식도 다르고, 키캡 크기도 다르다보니 손이 작은 나에겐 살짝 부담스러움이 있다. 특히나 빨콩을 쓰면서 스크롤하거나, 왼쪽 클릭을 할 때 오른손을 살짝 움직여야만 한다. 예전 8855를 쓸 때는 정말 완전히 손을 붙이고 쓸 수 있었다면, 이 키보드는 손이 조금은 더 바빠진 느낌이다. 처음엔 굉장히 어색하고 불편했는데, 한달 쯤 쓰다보니 그러려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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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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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움직여야만 클릭이 가능하다.

블루투스 연결

BLE 모듈은 큰 이슈가 몇 가지 있다.

  1. 맥에서 BLE 로 연결한 경우, 키보드의 기능키 설정이 동작하지 않는다.
  2. BLE 연결한 상태에서 횡 스크롤이 되지 않는다.
  3. 일정 시간 키보드를 치지 않고 있다가 다시 치는 경우, 빨콩이 동작하는데 3초 쯤 걸린다.

1번의 경우, 아예 키맵을 바꿔버리면 간단히 해결된다. 키맵 설정 방식이 아주 인상적인데, 웹 페이지에서 설정을 한 다음, 설정 내용을 파일로 내려받은 후, 키보드의 dip 스위치를 눌러 키보드가 일종의 USB 저장소로 인식되게 해서 여기에 파일을 복사하면 된다. 와우!

굳이 키맵까지 손 댈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BLE에서 caps lock -> cmd 전환을 위해 손을 대기 시작하니 조금 욕심이 나서 아래와 같이 변경을 해서 사용하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 caps lock -> cmd
  • backward / forward -> home / end
  • fn + backward / forward -> pgup / pgdn

2번, 횡스크롤이 안되는 문제는 제조사에 문의해보니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야하고 준비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직 별 얘기가 없다.

2번도 불편하지만 개발 업무를 하다 횡스크롤이 필요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대강 넘어갈 수 있는데, 3번의 딜레이는 꽤 문제가 컸다. 요즘은 화상회의도 많아서 화면을 계속 지켜보면서 얘기를 하다 키보드를 누른 후 빨콩을 움직이려는데 키 입력은 바로 동작을 하지만 빨콩 이동은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야 그제서야 동작을 한다. 이게 꽤나 신경이 쓰인다.

결국 난 BLE 모듈을 샀지만 그냥 USB로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USB 연결 시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가끔 맥과 윈도우 PC를 함께 사용해야 할 경우엔 BLE 연결을 하는데, fn+음량 버튼을 눌러 3개의 디바이스를 바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하다.

키감?

주문을 넣을 때 스위치 부분에 굉장히 많은 선택지가 있다. 청축,갈축,적축은 들어봤는데 클리어, 은축, 녹축은 처음 들어봤다. 주변의 키보드 매니아에게 물어보니 적축 정도면 사무실에서 쓸 만 할 것이라 하여 적축으로 주문했다. 그런데 내가 키보드를 세게 두드리는 편인지, 생각보다 소리가 커서 좀 걱정이다. 계속 재택근무중이라 회사에 들고가서 써 본 적이 없는데 쫓겨나지 않을런지. 무소음 적축이 10$ 더 비싸서 그냥 적축을 했는데 이런 걱정을 할 바에 10$ 더 쓸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된다.

엔터, 스페이스, 시프트와 같이 길다란 키들은 누를 때 텅텅 소리가 좀 난다. 이를 방지하는 용도에선지 o링이 몇개 같이 들어있어 스페이스 키 등에 껴 보니 좀 나아지는 것 같긴 한데, 길쭉한 키들을 다 커버하기엔 o링의 개수가 좀 모자라서 o링을 끼우지 못한 키를 칠 땐 여전히 텅텅 소리가 난다. 그런데 이것도 한달 쯤 쓰다보니 전혀 의식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회사에 들고가면 옆자리 사람들이 의식할지도...

지금은 나무 책상위에 바로 올려두고 써서 더 소리가 크게 나는지도 모르겠다. 회사에선 장패드를 깔아놓기 때문에 소리가 조금은 덜 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정리

어차피 7열 빨콩 키보드를 원한다면 SK-8855가 단종된 마당에 이제는 이 키보드 밖에 선택지가 없다. 굳이 따지자면 같은 TEX에서 나온 Kodachi라는 모델도 있지만, 40만원 돈이 넘는다. 따라서 그냥 이걸 사면 된다.

꼭 7열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정품격인 레노보의 Trackpoint Keyboard II가 있지만, 난 7열 쓰다가 6열을 써 보니 너무 불편해서 다신 6열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

BLE 문제만 빨리 해결되면 아주 좋겠다. 또 한가지, 나 처럼 손이 작은 사람들에겐 처음엔 살짝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금새 익숙해져서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건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마지막으로 근 10년간 함께 한 SK-8855와 몇 장의 비교샷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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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사이즈는 거의 비슷하다. 세로는 팜레스트 때문에 시노비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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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는 방식 때문에 확연히 차이가 난다. SK-8855는 그냥 손을 얹고 쓰는 느낌이라면 시노비는 키캡에 손끝을 담그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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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이 꽤나 움푹하고, 중간 빨콩 부위의 G,H 는 키캡 아래를 잘라내어 내부가 보인다. 참으로 독특하네.

Top comment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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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zudesu profile image
라즈아조씨

안뇽하세요~ 글 잘 보았습니당! 작업용 및 게임용으로 이 키보드를 유심히 보고있었는데, 블루투스모드로도 반응속도가 잘 나와줄지 몰라서 혹시 이 키보드로 게임도 하셨다면 체감이 어떠하였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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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ori profile image
Sewon Ann

제가 주로 맥을 써서 게임을 해 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개발 일을 하면서 가끔 연타를 했을 때에도 잊력이 잘 되는것 같긴 한데, 원하시는 수준의 반응성을 만족할지 전혀 감이 오질 않네요. 그런데 설마 빨콩으로 게임을 하시진 않으시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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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zudesu profile image
라즈아조씨

그렇군요... 저는 오버워치같은 fps도 간간히 즐기는데 (물론 마우스 씁니당) 반응속도가 걱정이네요. 답변 담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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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qb profile image
EbQb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