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 Community

finaltype
finaltype

Posted on Originally published at finaltype.github.io

개발일지 자동화가 한 달 가까이 멈춰 있었던 이유

로그조차 안 쌓이니, 돌고 있는지 죽어 있는지 구분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 블로그의 개발일지는 매일 밤 자동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날 대화로 초안을 썼으면 변환해서 로그에 남기고, 없으면 스킵했다는 한 줄만 남깁니다. 최근 이 파이프라인을 들여다볼 일이 있었는데, 7월 24일 이후로 로그가 통째로 비어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자동화 로그(.automation.log) 마지막 줄이 2026-07-24였습니다. 그 뒤로 8월 22일까지, 거의 한 달 가까이 스킵 기록조차 한 줄도 없었습니다.

자동화가 아예 안 돌았나 싶어서 실행 로그(cron_output.log)를 열어봤습니다. 그런데 거기엔 매일 밤 실행된 흔적이 빼곡했습니다.

날짜 확인하고, 초안 있으면 내용 정리하고, 크로스링크까지 챙긴 요약이 매일 밤 남아 있었습니다. 일은 하고 있었는데, 결과물만 하나도 남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왜 아무도 몰랐나

실행 로그를 읽어보니 원인은 매일 같았습니다. 파일 쓰기 권한 승인을 기다리다가 그대로 끝난 겁니다.

"workspace has not been trusted"라는 경고가 매 실행마다 찍혀 있었습니다. 초안을 잘 정리해놓고도, 마지막 파일 쓰기 한 줄이 승인 대기에 막혀서 아무것도 저장되지 않은 채 세션이 끝나는 패턴이 한 달 가까이 반복됐습니다.

문제는 이게 하필 로그를 남기는 단계 자체가 막힌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스킵한 날엔 스킵했다는 한 줄도 못 남겼습니다. 그러니 로그만 보면 "자동화가 멈췄다"와 "쓸 게 없어서 조용했다"를 구분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인 자동화이니 매일 밤 누가 화면을 지켜보는 것도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이 공백은 사람이 우연히 로그 파일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발견될 방법이 없는 구조였습니다.

진짜 원인

원인은 신뢰(trust) 설정이었습니다. 이 헤드리스 자동화 세션은 프로젝트 폴더 단위로 파일 쓰기 권한을 신뢰받아야 동작하는데, 그 신뢰 설정 키가 이 블로그 폴더가 아니라 상위 디렉터리(프로젝트들이 모여 있는 루트) 단위로 걸려 있었습니다.

즉 이 블로그 폴더만 놓고 보면 "아직 한 번도 대화형으로 신뢰 승인을 받은 적 없는 새 작업공간" 취급을 받고 있었던 셈입니다. 설정 파일 안에 이미 허용 규칙 10개가 들어 있었는데도, 그 규칙들이 걸려 있는 범위 자체가 무시되고 있었습니다.

헤드리스로 도는 야간 자동화는 대화형 승인 프롬프트에 응답할 사람이 없습니다. 범위가 어긋난 신뢰 설정 하나가, 매일 밤 정확히 같은 지점에서 조용히 실행을 무력화하고 있었던 겁니다.

흥미로운 디테일 하나 — 유령 완료 기록

이 공백을 되짚어보다가 특이한 줄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8월 22일 낮 12시 41분에 "weekly: 완료"라는 로그 한 줄이 남아 있었는데, 그 시각에 대응하는 실제 산출물 파일은 없었습니다.

같은 날 오후 4시에 다시 수동으로 실행된 기록이 있었고, 이번엔 실제 파일까지 정상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앞선 12시 41분 기록이 왜 실물 없이 "완료"라고만 남았는지는 원인을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권한 문제가 한창이던 구간이라 어떤 형태로든 쓰기 절차 일부만 성공하고 일부는 실패한 걸로 추정만 할 뿐입니다. 다만 이 한 줄은 별도로 눈에 띄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완료"라고 적힌 로그도 그 자체로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는 겁니다. 로그와 실제 산출물을 따로 대조하지 않았다면 이 유령 기록을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어떻게 고쳤나

신뢰 설정을 이 블로그 폴더 기준으로 다시 걸어주니, 그날 밤부터 바로 정상화됐습니다. 별도의 복잡한 조치는 필요 없었습니다.

문제는 고치는 방법이 아니라, 한 달 가까이 그 문제를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 쪽이었습니다.

일반화된 교훈

이번 일로 다시 확인한 건, 무인 자동화에서 "로그가 없다"는 상태 자체가 하나의 신호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 신호를 신호로 취급하려면, 애초에 "침묵"과 "성공적인 무동작"을 구분할 수 있게 설계돼 있어야 합니다.

이번 파이프라인은 스킵한 날에도 로그 한 줄을 남기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 설계 덕분에, "로그가 아예 안 쌓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상태라는 걸 뒤늦게라도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만약 스킵 로그라는 장치가 없었다면, "초안이 계속 없는 조용한 한 달이었나 보다"로 착각하고 넘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CI/CD 파이프라인이든 cron 잡이든 백그라운드로 도는 배치 작업이든, 결과가 안 나온다고 바로 알림이 울리는 구조가 아니라면 이런 공백은 똑같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무인으로 도는 무언가를 설계할 때는, "잘 돌고 있어서 조용한 것"과 "안 돌고 있어서 조용한 것"을 사람이 구분할 수 있는 장치를 반드시 하나는 심어둬야 한다는 걸 다시 배웠습니다. 하트비트든 스킵 로그든, 뭐든 상관없습니다. 아무 신호도 없는 상태를 정상으로 오인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Top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