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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와 AI를 결합하여 암호깨기에 도전, 성공 방법

세계가 '4'에서 멈춘 자리, 한국의 작은 팀은 '10'까지 갔다.

실제 양자컴퓨터로 암호의 빗장을 푼 비드래프트, 그 최전선의 기록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은행 암호가 다 뚫린다면서요?"

강연장에서든 술자리에서든, 이 질문은 꼭 나온다.

답은 이렇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언젠가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 '언젠가'는 오늘이 아니다.

그리고 바로 그 오늘과 미래 사이, 아무도 확실히 모르는 그 경계선 위에서 — 한국의 작은 팀 하나가 조용히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비드래프트(VIDRAFT). 한국의 AI 스타트업이다.

인공지능 언어모델을 만들고, 그 AI로 신약과 신소재 같은 난제를 푸는 일로 알려져 온 회사다.

그런 이들이 최근, 조금 낯선 무대에 올라섰다.

바로 실제 양자컴퓨터로 암호를 푸는 실험이다.

암호란, 결국 '숨은 규칙 찾기' 게임이다

암호를 자물쇠라고 생각해 보자.

열쇠를 모르면, 못 연다. 당연하다.

일반 컴퓨터가 열쇠를 찾는 방법은 무식하다. 가능한 열쇠를 하나부터 끝까지, 전부 넣어보는 것이다.

열쇠가 길어질수록 경우의 수는 은하수의 별처럼 불어난다. 그래서 사실상 못 연다. 이것이 오늘날 암호가 안전한 이유다.

그런데 — 어떤 자물쇠에는 비밀이 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안쪽 톱니가 일정한 '주기'로 되풀이되는 구조다.

그 숨은 주기 하나만 알아내면? 열쇠는 통째로 풀린다.

그리고 이 '숨은 주기 찾기'야말로, 양자컴퓨터가 무섭도록 잘하는 일이다.

1994년, 대니얼 사이먼이라는 학자가 그 방법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른바 '사이먼 알고리즘'이다.

일반 컴퓨터가 가능성을 하나씩 더듬는 동안, 양자컴퓨터는 수많은 가능성을 동시에 겹쳐 놓고 그 속에 숨은 리듬을 한 번에 낚아챈다.

이론적으로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빠르다.

다섯 개의 자물쇠, 다섯 가지 무너지는 방식

비드래프트가 만든 양자 암호분석 도구는, 대칭키 암호의 다섯 가지 대표 구조를 정조준한다.

흥미로운 건, 다섯이 무너지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하나. 선형 암호는 단 한 번의 질문에 비밀을 통째로 들킨다. 가장 허무한 붕괴다.

둘. AES로 대표되는 블록암호는, 열쇠를 다 넣어보는 그 지긋지긋한 수고가 '제곱근'만큼 줄어든다. 양자 시대에 AES가 열쇠를 더 길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바로 그 위협이다.

셋. Even-Mansour라는 가장 단순한 블록암호의 뼈대는, 숨은 주기가 곧 열쇠가 되어 스르르 풀린다.

넷. 문서가 진짜임을 보증하는 '전자 도장', 메시지 인증코드(CBC-MAC)는 열쇠 없이도 위조된다.

다섯. 그리고 DES를 비롯한 수많은 암호의 골격, Feistel 구조. 라운드 사이에 숨은 관계가 드러나며 무너진다.

이 다섯은 모두 '진짜로 작동하는' 양자 알고리즘으로 구현됐다. 웹브라우저에서 직접 눌러볼 수도 있다.

하지만 — 여기까지는 아직 종이 위의 이야기다. 시뮬레이션의 영역이다.

진짜 승부는, 그다음에 벌어진다.

종이 위의 로켓과, 진짜 발사된 로켓

로켓을 종이에 그리는 것과, 실제로 하늘에 쏘아 올리는 것.

둘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실제 양자컴퓨터는 예민하다. 아니, 잡음투성이다.

계산이 조금만 길어져도 신호가 잡음에 파묻혀, 답이 흐물흐물 뭉개진다.

그래서 전 세계가 '진짜 기계'로 보여준 성과는, 오랫동안 아주 작은 규모에 갇혀 있었다.

암호의 크기를 N이라고 하자. 공개된 실물 기록은, 몇 년째 N=4 언저리에서 멈춰 있었다.

비드래프트는 그 벽에 손을 댔다.

다섯 구조 중에서도 이론적으로 가장 취약한 둘 — Even-Mansour와 Feistel — 을 골라, IBM의 진짜 양자컴퓨터 위에 올렸다.

결과.

가장 단순한 블록암호 구조에서 N=5, 6, 7, 8, 9, 그리고 N=10까지.

DES의 뼈대인 Feistel 구조에서도 성공.

게다가 한 번 맞히고 끝낸 게 아니다. 매번 전혀 다른 두 번째 열쇠를 나란히 복원해, '답을 미리 알고 짜맞춘 눈속임'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

오류를 완전히 지우는 값비싼 장치도 쓰지 않았다. 잡음을 다독이는 기법, 딱 그만큼으로.

세계가 4층에서 멈춰 선 건물을, 이 작은 팀이 10층까지 밀어 올린 셈이다.

그런데, 진짜 놀라운 건 여기서부터다

이쯤 되면 묻고 싶어진다. "그래서, 은행 암호 뚫은 거예요?"

아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비드래프트는 대부분의 팀과 정반대로 움직인다.

보통은 이런 순간 '세계 최초!'를 외친다. 이들은, 오히려 스스로 선을 긋는다.

진짜 과학의 신뢰는 '해낸 것'이 아니라, '못 한 것을 솔직히 말하는 데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선은 네 개다.

첫째. 진짜 AES나 은행 암호를 깬 게 아니다. 다룬 것은 암호의 '축소판 구조'다. 실전 암호는 규모가 비교 불가로 크다.

둘째. "DES를 깼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다룬 건 DES 뼈대를 아주 작게 줄인 3라운드짜리. 진짜 DES는 16라운드다. 뼈대를 연구했을 뿐, 암호 자체를 부순 게 아니다.

셋째. 놀랍게도, 그 유명한 '양자 속도 우위'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론상 양자컴퓨터가 훨씬 빨라야 하지만, 오늘의 잡음 많은 기계에서는 그 이점이 스르르 사라진다. 그러니 이번 성과는 "양자가 고전을 이겼다"가 아니라, "이 공격을 실제 기계에서, 지금껏 아무도 못 가본 규모로 구동해 냈다"는 쪽이다. 결승선을 통과한 게 아니라, 경계선을 한 칸 넓힌 것이다.

넷째. '세계 1위'라 단정하지 않는다. 알려진 공개 실증 중엔 가장 큰 규모로 보이지만, 공식 인정은 동료 과학자들의 검증(피어리뷰)을 거쳐야 한다. 그 전까진 겸손하게, "우리가 아는 한 가장 멀리 갔다"고만 말한다.

이렇게까지 선을 긋는 이유는 분명하다.

과장하지 않아야, 진짜 이룬 것이 더 또렷하게 빛나기 때문이다.

왜 하필,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이었을까

솔직히 이런 주제는 거대 기업이나 국책 연구소의 몫처럼 보인다.

그런데 비드래프트는 처음부터, '남들이 잘 안 건드리는 어려운 문제'를 정면으로 붙드는 팀이었다.

AI 언어모델을 만들 때도. 신약 후보를 컴퓨터로 뒤질 때도. 신소재를 계산으로 설계할 때도.

방식은 늘 똑같았다. 최전선의 문제를 고르고, '실제로 돌아가는 결과물'로 증명하는 것.

화려한 발표 자료보다, 직접 눌러보고 확인되는 실물을 내놓는 것.

양자컴퓨터도 그 연장선이다.

언젠가 결함 없는 대형 양자컴퓨터가 완성되면, 그것은 신약과 신소재를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하는 인류 최강의 도구가 된다.

AI로 풀던 과학 난제가, 그 위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양자 연구는 '외도'가 아니다. 'AI로 과학을 가속한다'는 같은 꿈의, 다음 장(章)일 뿐이다.

마치며

양자컴퓨터가 세상의 모든 암호를 푸는 날은, 아직 멀었다.

하지만 그날을 향해 인류가 얼마나 왔는지는 — 이렇게, 진짜 기계 위에서 한 칸씩 확인하며 나아간다.

그 한 칸을, 오늘 한국의 작은 AI 스타트업이 밀어 올렸다.

그리고 다음 칸을 향해, 이들의 실험은 지금도 돌아가고 있다.

실제 양자 하드웨어에서 구동한 결과다. 시뮬레이션이 아니다.

다만 축소된 개념 증명 규모이며, 실제로 쓰이는 암호를 깬 것은 아니다.

이제 이 성과를 기반으로 논문을 게재하고 검증을 통해 한국이 양자컴퓨터 분야에 기여를 하였다는 사실을 세상이 알게될것이라 확신한다.

라이브 데모: https://huggingface.co/blog/FINAL-Bench/quantum

퀀텀 리더보드: https://huggingface.co/spaces/FINAL-Bench/quantum-bench-leader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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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E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