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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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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풀리지 않는 숙제인가: 트릴레마의 그림자

지난 10년간 블록체인의 세계를 탐험하며 수많은 혁신과 좌절을 목도했다.

비트코인이 세상에 등장한 이래, 우리는 이 분산원장 기술이 금융 시스템을 넘어 사회 전반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보았다.

그러나 그 거대한 약속 뒤에는 늘 풀리지 않는 숙제 하나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바로 '블록체인 트릴레마'다.

이 트릴레마는 단순히 기술적인 난관을 넘어, 분산 시스템이 추구해야 할 근본적인 가치와 목표를 둘러싼 철학적 질문에 가깝다.

확장성, 보안, 탈중앙화라는 세 가지 축이 서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완벽한 균형점을 찾기 위한 지난한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숙제를 이해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핵심 열쇠라고 나는 확신한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는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에 의해 대중화된 개념이다.

그는 블록체인 시스템이 확장성(Scalability), 보안(Security),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라는 세 가지 핵심 속성 중 동시에 두 가지만 완벽하게 달성할 수 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일정 부분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은 이 트릴레마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불변의 보안과 검열 저항적인 탈중앙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이를 위해 모든 노드가 모든 거래를 검증하고 저장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는 네트워크의 견고함을 보장했지만, 동시에 초당 처리할 수 있는 거래량(TPS)을 극도로 제한하는 결과를 낳았다.

비트코인의 탄생은 탈중앙화된 디지털 화폐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주류 금융 시스템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처리 속도라는 한계를 안고 시작한 셈이다.

이 근본적인 제약은 이후 등장하는 모든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마주해야 할 숙명이 되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는 각 요소가 지닌 본질적인 특성 때문에 발생한다.

먼저, 확장성은 네트워크가 더 많은 사용자나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블록체인에서 확장성을 높이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블록 크기를 늘리거나 블록 생성 주기를 단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곧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해야 하는 부담을 네트워크 참여자, 즉 노드들에게 전가한다.

고성능 하드웨어와 막대한 저장 공간을 요구하게 되면, 일반 사용자가 노드를 운영하기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소수의 강력한 주체만이 노드를 운영하게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탈중앙화를 저해한다.

탈중앙화는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이 없고, 특정 권력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분산된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소수의 노드가 네트워크를 장악하게 되면, 그들은 거래 검열이나 프로토콜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고, 이는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인 검열 저항성과 신뢰 불필요성을 훼손한다.

다음으로 보안은 네트워크가 외부 공격이나 악의적인 행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는 능력을 말한다.

블록체인의 보안은 주로 암호학적 기법과 합의 메커니즘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작업 증명(PoW) 방식은 막대한 연산 능력을 요구하여 51% 공격과 같은 위협으로부터 네트워크를 보호한다.

하지만 이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높은 확장성과 탈중앙화를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

확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검증 과정을 단순화하거나 합의에 참여하는 노드의 수를 줄이면, 공격 비용이 낮아져 네트워크가 취약해질 수 있다.

또한, 탈중앙화를 포기하고 소수의 중앙화된 노드가 모든 것을 처리하게 되면, 그 노드 자체가 공격의 표적이 되거나 내부 담합의 위험에 노출되어 보안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이처럼 세 가지 요소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얽혀 있어, 하나를 강화하면 다른 하나가 약화되는 구조적 필연성을 지닌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분산 시스템 설계의 본질적인 딜레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는 실제 프로젝트들의 설계와 발전 과정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비트코인은 압도적인 보안성과 탈중앙화를 구현했으나, 초당 약 7건의 트랜잭션 처리 능력이라는 낮은 확장성을 감수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가치 저장 수단에는 적합하지만, 일상적인 결제 수단으로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를 받게 한 주요 원인이다.

반면,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도입하며 블록체인의 활용 가능성을 비약적으로 확장했지만, 높은 네트워크 사용량으로 인한 수수료 급등과 처리 지연이라는 확장성 문제에 직면했다.

이더리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oS(지분 증명) 전환, 샤딩(Sharding), 그리고 롤업(Rollup)과 같은 레이어 2(Layer 2) 솔루션 도입을 통해 확장성을 확보하면서도 탈중앙화와 보안을 유지하려는 복합적인 전략을 추진 중이다.

옵티미스틱 롤업(Optimistic Rollup)이나 ZK 롤업(ZK Rollup) 같은 레이어 2 기술들은 메인넷의 보안성을 상속받으면서도 오프체인에서 트랜잭션을 처리하여 확장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대표적인 시도들이다.

또 다른 사례로 솔라나(Solana)가 있다.

솔라나는 초당 수만 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는 높은 확장성을 내세우며 한때 '이더리움 킬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히스토리 증명(Proof of History)과 같은 독특한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며, 검증인(Validator) 노드의 하드웨어 요구 사항이 매우 높아졌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수의 강력한 주체들만이 노드를 운영할 수 있게 하여 탈중앙화 측면에서 비판을 받았다.

또한, 몇 차례 발생한 네트워크 중단 사태는 높은 확장성 추구가 시스템의 안정성, 즉 보안 측면에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이처럼 각 프로젝트는 트릴레마의 세 가지 축 중 어느 한쪽에 더 무게를 두거나, 복합적인 기술 스택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완벽하게 해결한 단일한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레이어 2 솔루션, 사이드체인, 새로운 합의 알고리즘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 모두 나름의 트레이드오프를 수반한다.

예를 들어, 레이어 2 솔루션은 메인넷의 보안을 활용하면서 확장성을 높이지만, 사용자가 레이어 1과 레이어 2 사이를 오가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복잡성이나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특정 레이어 2 솔루션에 의존하게 되면 해당 솔루션의 중앙화 정도나 잠재적 취약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도 있다.

결국,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은 이 트릴레마의 세 가지 축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한 가지 요소만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지난 10년간의 경험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교훈이다.

완벽한 해법은 없지만, 끊임없이 더 나은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만이 존재한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라기보다는, 우리가 분산 시스템에 무엇을 기대하고 어떤 가치를 우선시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확장성, 보안, 탈중앙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노력은 블록체인 기술 혁신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어왔다.

비트코인이 그랬듯, 이더리움이 그랬듯, 그리고 수많은 신생 프로젝트들이 그러하듯, 각자의 방식으로 이 난제를 돌파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완벽한 해답은 없을지라도, 우리는 이 트릴레마를 통해 블록체인 아키텍처의 한계를 이해하고, 그 한계 속에서 가장 실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블록체인의 미래는 이 세 가지 가치 사이에서 영원히 이어질 줄다리기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 10년은 이 트릴레마가 어떻게 진화하고, 또 어떤 새로운 해법들이 등장할지 지켜보는 흥미진진한 시간이 될 것이다. --- 면책 조항: 이 칼럼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조언으로 간주될 수 없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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