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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우
함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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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장애인경진대회 후기 - 도전, 성장 그리고 끝

국제 무대를 향한 도전, 그리고 새로운 시작

인생에는 때로 놓치면 돌아오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국제장애인기능경진대회 출전은 내게 그런 기회였다. 모든 것은 작은 도전에서 시작되었다. 대학교에서의 첫 프로그래밍 대회부터 시작해, 어느새 나는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 있었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또 개인의 성장을 위한 도전자로서 이 기회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그런 결정을 내렸다. 대학교 4학년 과정을 잠시 멈추고, 훈련에 전념하기로 한 것이다.

2023년 12월, 나의 도전은 시작되었다. 3개월간의 여정 중 첫 1개월은 소속 훈련에서의 기초 훈련, 이어지는 2개월은 전국의 선수들과 함께하는 합숙 훈련으로 이어졌다.

합숙 훈련은 원칙적으로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였지만, 하루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밤 10시를 넘어 자정까지 연습하기도 했다. 지치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국가대표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예상치 못한 기회, 그리고 실력

이 모든 것은 우연처럼 찾아왔지만, 어쩌면 필연이었는지 모른다. 지방대회부터 전국대회, 그리고 최종 선발전까지 - 매 단계마다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나의 여정은, 국제무대로 가는 티켓으로 이어졌다. 특히 종합점수 1위라는 결과는,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주는 순간이었다.

끊임없는 학습, 그리고 성장 과정

훈련하는 나의 모습

개발자로서의 성장에는 탄탄한 기초가 필수였다. TypeScript의 공식 문서는 내게 없어서는 안 될 길잡이였다. 하지만 시간이 제한된 만큼, 문서를 읽는 방식도 전략적이어야 했다.

모든 내용을 꼼꼼히 읽기보다는, 당장 필요한 핵심 정보를 선별적으로 습득하는 데 집중했다. React Native 배우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Hooks의 다양한 개념을, 컴포넌트의 생명주기, 가상 DOM과 같은 심화 개념들은 처음에는 산처럼 높게만 느껴졌지만, 실제 구현에 필요한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이해해 나갔다.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된 것은 주변 전문가들과의 효율적인 소통이었다. 질문을 할 때는 질문을 위한 질문을 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코드를 pastebin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 깔끔하게 정리해서 공유했다. 이런 세심한 준비는 개발자들이 내 질문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게 했다.

합숙 훈련과 성장의 순간들

합숙 훈련 중 가장 큰 전환점은 삼성 개발자와의 만남이었다. React Native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만 가지고 있던 내게, 그분은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었다. AWS Amplify 서비스만으로 해결하던 단순한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폴더 구조 설계부터 라이브러리 활용, 효율적인 에러 해결 방법까지 - 실무에서 단련된 귀중한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이 과정을 통해 깨달은 것은 명확했다. 진정한 성장은 훌륭한 멘토링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해력이 빠르다. 꼭 취직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다." - 훈련이 끝날 무렵 멘토님께서 해주신 이 말씀은, 내게 큰 자신감이 되었다.

정체기

프로그래밍 실력 향상에도 정체기가 찾아왔다. 마치 턱걸이를 아무리 해도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더 이상의 진전이 없는 듯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반드시 제한 시간 내에 과제를 완성하는 것. 둘째, 담당 교수님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 마지막으로, 매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철저한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또 다시 정체기를 맞이하면 주말에 한 선수와 함께 산책도 했다. 때로는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회 현장에서의 도전

대회장에서 사진 찍는 모습

2023년 프랑스 국제장애인 기능경진대회는 그 자체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7년의 공백을 깨고 열린 이번 대회는, 단순한 기능 경연을 넘어선 의미를 가졌다. 프랑스 아빌림픽 협회장 노엘 로저가 강조했듯이, 이는 우리 모두의 한계 도전과 포용에 대한 열망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약 5만 명의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44개 종목에서 펼쳐진 열정적인 경연은 진정한 축제였다.

대회 당일, 영어 단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6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나는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했다. 바로 '완성'이었다. 추가적인 기능이나 화려한 구현보다는, 주어진 필수 요구사항을 정확히 구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우리 종목은 1조와 2조로 나뉘어 진행했다.

  • 1조: 중국 1, 아제르바이잔 1, 대만 1, 에콰도르 1
  • 2조: 일본 2, 한국 1 (여기에 속함)

시간이 끝나고 키보드에서 손을 떼는 순간, 그동안의 긴장이 박수 소리와 함께 사그러들었다.

심사 과정은 또 다른 긴장의 연속이었다. 네 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진행된 평가에서, 제 차례는 두 번째이었다. 첫 번째 평가가 빌드 실패로 빠르게 끝난 것과 달리, 내 평가는 상대적으로 길게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의 끄덕임과 흐뭇한 표정, 심지어 따봉까지 받은 순간들은 지금도 생생하다.

국제 교류의 장

뱃지들

대회장에서는 특별한 만남들이 이어졌다. 서로 다른 나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선수들이었지만, 뱃지 교환이라는 특별한 문화를 통해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한국 뱃지를 나눠주는 모습을 보고서야 알게 된 이 특별한 문화는, 대회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처음에는 몰랐던 이 문화에 점점 매료되어, 나도 모르게 이곳저곳을 다니며 뱃지를 교환했다. 하나둘 늘어가는 각국의 뱃지들은 마치 나의 반짝이는 훈장 같았다.

끝으로

새로운 시작을 향해

대회를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온 지금, 나는 4학년 막바지를 보내고 있다. 학교 측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학점 문제도 잘 해결되었다. 잠시 개발에서 벗어나 학업과 휴식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이 또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충전의 시간이라 생각한다. 대회에서 얻은 경험과 자신감은 앞으로의 개발자 생활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현재 2024년, 졸업했다.)

메시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순하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자

누구나 처음에는 두렵고 망설여질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준비이다. 설령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니다. 국제장애인기능경진대회는 4년마다 열린다. 재도전의 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 그것이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조언이다.

이 모든 여정은 삼육대에서의 첫 프로그래밍 대회에서부터 이어졌다. 더 높은 곳을 향한 도전,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열정 - 이것이 내가 국제장애인기능경진대회를 통해 얻은 가장 값진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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