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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조직에서 시니어의 진짜 역할: 성장 시스템 설계

시니어가 있으면 성장이 보장될까?

"우리 팀에 시니어가 있어요."

채용 공고나 팀 소개에서 흔히 보는 문구입니다. 마치 시니어의 존재 자체가 팀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처럼요.

팀을 리드하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시니어의 존재 자체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그 시니어가 성장을 돕는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느냐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팀을 리드하면서 고민하고 시도해온 것들을 공유합니다.


팀을 리드하면서 했던 고민들

팀을 리드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에게 자주 질문했습니다.

  • 나는 팀원과 충분히 대화하고 있는가?
  • 내 경험과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있는가?
  • 피드백이 구체적인가, 아니면 "잘하고 있어"로 끝나는가?
  • 팀원이 어디까지 성장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는가?

이 질문들에 자신 있게 "예"라고 답하기 어려웠습니다. 시니어로서 어려운 문제를 푸는 건 자신 있었지만, 팀원의 성장을 돕는 건 별개의 역량이었습니다.


시니어의 진짜 역할: 성장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

시니어의 역할은 단순히 "어려운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닙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팀원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의 뼈대를 공유합니다.

1. 레벨별 기대 역량을 명확히 정의한다

"시니어는 이 정도 해야 해", "주니어는 이 정도면 돼"라는 감각적인 기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평가가 주관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레벨별로 기대하는 역량을 명시적으로 정의해뒀습니다. 예를 들면:

  • 기술적 역량: 어떤 범위의 문제를 독립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 영향력 범위: 본인 업무만 vs 팀 전체 vs 조직 전체
  • 커뮤니케이션: 어떤 수준의 이해관계자와 소통할 수 있는가
  • 자기주도성: 업무를 할당받아서 하는가 vs 스스로 찾아서 하는가

이게 있으면 팀원도 "내가 다음 레벨로 가려면 뭘 해야 하지?"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1:1에서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저는 정기적으로 1:1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어때?"로 시작해서 "힘내"로 끝나는 1:1은 아쉽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는 1:1에서 두 가지를 다루려고 합니다:

잘하고 있는 것

  • 최근에 뭘 잘했는지 구체적 사례와 함께 이야기합니다
  • 왜 그게 좋았는지, 어떤 영향을 줬는지 설명합니다
  • 이걸 통해 강점을 인식하고 더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개선이 필요한 것

  •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 단순히 "이게 부족해"가 아니라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까지 제안합니다
  • 다음 1:1까지 해볼 수 있는 작은 액션 아이템을 함께 정합니다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모호한 칭찬보다 구체적인 피드백이 성장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3. 시니어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1:1 한 번 하고 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팀원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려고 합니다.

  • 코드 리뷰에서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지
  • 이전에 피드백한 부분이 개선되고 있는지
  •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지, 안전지대에만 머무는지

이걸 바탕으로 다음 1:1에서 다시 피드백하고, 또 관찰하고, 또 피드백합니다. 이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성장이 일어납니다.


아직 고민 중인 것: 시간 투자 vs 문화

여기까지 읽으면 "그거 다 좋은데, 시니어도 할 일이 많은데 언제 그걸 다 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시간이 많이 듭니다.

시간 투자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팀원이 성장하면 복잡한 업무를 나눌 수 있고, 코드 리뷰에서 같은 피드백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하지만 시니어 개인의 시간 투자에만 의존하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문화로 녹여서 자연스럽게 돌아가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당연한 분위기
  • 레벨별 기대치가 팀 전체에 공유되어 있는 상태
  • 시니어 한 명이 아니라 팀 전체가 서로의 성장을 신경 쓰는 구조

어떻게 문화로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 고민 중입니다. 이 부분은 더 시도해보고 나중에 다시 글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마무리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 팀에 시니어가 있어요"라는 말의 진짜 의미는 뭘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그 시니어가 팀원의 성장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지
  • 성장을 위한 구조(기대 역량 정의, 피드백 사이클, 모니터링)가 있는지
  • 그 구조가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지

이게 갖춰진 팀에서는 주니어도 성장하고, 시니어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은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게 시니어의 진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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