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내 유튜브 알고리즘이 '불편함'이라는 주제의 영상을 이번주에 많이 보여주기 시작했다. 간단히 쇼츠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쇼츠 내용 요약
- 쇼츠 1: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업을 해야 한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불편한 상황에 많이 부딪히게 되는데 이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
- 쇼츠 2: 20대 초반에 배낭여행을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나이가 들면 돈을 벌면서 편한 환경을 추구하게 되어 불편함을 감수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싼 호텔을 선호하게 되어서 불편함을 감수하기도 힘들어진다.
두 쇼츠의 내용이 꽤나 공감되었다. 나도 지금까지 불편함에 맞서려고 노력한 부분도 있지만 불편함을 피하려고 했던 경험도 많은 거 같다. 아래에는 그 경험들과 간단한 레슨런을 담았다.
불편함을 피하려고 했던 경험들
내가 익숙한 분야의 학과 수업만 찾아 듣기
2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론트엔드 공부에 집중했던 시기이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하고 싶다고 다짐하게 된 순간부터 최대한 프론트엔드 개발에 필요 없다고 생각한 수업은 잘 듣지 않았다. 프로젝트 수업에 참가할 때도 프론트엔드만 하고 기획이나 서버는 다른 분들이 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데이터베이스 수업도 듣지 않았다. 내가 잘하는 분야의 수업이 아니면 학점도 잘 안 나오고 이해도 잘 안 되어서 수업을 들을 때마다 계속 불편한 감정이 머릿속에 있었기 때문에 기피했던 거 같다.
Lessons Learned: 비전공자에 비해 전공자로서 가져갈 수 있는 이점은 '어느 분야에서는 1인분은 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컴퓨터구조, 네트워크, 운영체제, 자료구조, 알고리즘과 같은 기본 과목뿐만 아니라 그래픽스, 인공지능 등 최대한 폭넓게 전공 과목을 택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한 거 같다. 프론트엔드에 집중하느라 어디서든 1인분할 수 있는 인간은 포기하게 되었는데 이는 옳지 않다.
10년 전부터 고등학교에서 세상이 빨리 변하기 때문에,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몇몇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기억이 얼핏 있다. IT 기술은 빠르게 변하는 축에 속하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서 어디서든 1인분 할 수 있는 역량은 같추는 게 전공자로서 가질 수 있는 이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랬다면, 요즘 같이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많이 필요 없어지는 시간에는 백엔드로도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도움이 많이 될 거 같다.
백준 문제 못풀어서 머리털 다 빠질 거 같은 느낌 참기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 내 자랑스런 동기들은 백준 문제 풀이를 즐겨했다. 그런데 나는 문제를 풀지 못하고 며칠동안 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너무나도 괴로워서 결국에는 그들만큼 즐겨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중간중간 포기를 하고 문제를 안 풀었던 순간들이 많았다. 이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믿음이 없어서 견디기가 힘들었던 거 같다. 최근 몇달간은 코딩테스트 준비하느라 백준 문제를 하루에 적어도 3문제씩 풀고 있는데, 여전히 괴롭다. 하지만 예전만큼 훨씬 고통스럽게 문제를 푼다.
Lessons Learned: 처음부터 너무나도 낯선 요소 투성이인 것에 도전했고, 너무나도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문제 풀이를 지속하기가 힘들었다. 그 당시에는 javascript를 정말 제대로 다루고 싶어서 백준 문제 풀이를 할 때 javascript를 썼는데 이게 불편함에 매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코딩 방식에 따라 메모리 초과도 쉽게 발생할 수 있고 직접 구현해야 하는 자료구조가 많아서 비즈니스 로직 구현이 아닌 자료구조 구현과 디버깅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직접 만들어야 하는 자료구조가 적고 메모리 신경도 덜 쓸 수 있는 python으로 처음부터 시작했다면 이렇게까지 불편하지는 않았을 거 같다.
불합격 참기
대학교에 처음 입학해서 학과동아리 면접을 봤는데 탈락했다. 나정도 실력이라면 이정도는 붙을줄 알았지라는 자존심 같은 게 있었는데 떨어져서 매우 충격을 받았던 거 같다. 그 뒤로 IT 연합동아리와 네이버 부스트캠프에 떨어지면서 내 실력에 대한 의구심도 좀 많이 가지게 되었던 거 같다.
Lessons Learned: 떨어지는 상황 자체를 주변 사람들한테 알게 될까봐 부끄러웠다. 고등학교에서는 떨어질 경험도 별로 없고 대학교도 내가 만족하는 곳으로 왔기 때문에 떨어질 경험이 별로 없었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불합격하는 것에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고, 한국에 있는 단체의 지원자는 거의 항상 뽑는 사람보다 많기 때문에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 무엇을 좀 더 개선할 수 있었는지 진단을 해보고 개선할 수 있는 경험으로 생각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결론
불편함을 때로는 많이 회피하려고 했던 거 같은데 살면서 불편함을 감수한 뒤에 얻는 보상과 즐거움이 컸던 경우도 많은 거 같다. 2023년에 다녀왔던 유럽 여행은 정말로 불편한 나날의 연속이었지만 그만큼 새로운 경험과 통찰을 주었다. 앞으로는 불편함을 조금은 덜 피하고 싶다.
불편함아, 이제는 조금 더 친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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